책 소개
사실 택시는 하나도 화려하지 않다.
‘화려한’이란 수식어는 우리 부친이 계엄 시기에 부득이하게 붙이게 된 회사 상호에 불과하다.
택시기사는 사회의 천태만상을 볼 만큼 보았다. 그 속에서 인생 철학과 진리를 깨달았고, 언뜻 보기에는 무사태평하고 유머러스한 듯한 그지만, 그 속에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신산함이 있다.
운전기사가 되면, 종종 법망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일하게 된다. 가령 호객 행위나 싸움, 적재중량 초과, 과속 등이 그렇다. 택시 회사에서는 이런 크고 작은 운전사들의 일상다반사를 처리하게 된다.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하기 어려운 것은, 이 모든 것이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1977년 설립된 ‘화려한택시회사’는 작가의 가족들이 갑작스런 집안 사정으로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3대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나고 자란 타이난(臺南)을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타향 자이(嘉義)에 정착해 생계를 꾸려가면서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 택시회사를 열고, 자이시 최초의 택시회사 중 하나가 되었는데, ‘화려한’이라는 작명은 시대적 환경 때문이었고, 또 그들 가족이 품은 희망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회사는 유구한 역사와 함께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지명도를 갖게 되었다.
작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매우 생동감 있게 한 자 한 자 써냈고, 동시에 타이완 택시 발전의 진귀한 역사를 그려냈다.
차 유리를 경계로 택시 안팎의 세계가 나뉘듯, 택시 회사 내부에서 벌어진 온갖 사건사고와, 세상 풍경이 10배 속으로 빠르게 흘러가고, 각각의 스테이지가 눈 앞에서 상연된다. 이 둘은 언뜻 보기엔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팎으로 연결된다. 시대의 흐름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의 무력감, 회사 창업의 간난신고, 노동계급의 모순, 서민이 생존을 위해 풀어야 하는 난제와 결단 등이 책 속에서 드러난다.
가족을 쓰다
작가는 집필 과정 중 가족의 뿌리를 찾게 되었고 실은 모든 가족기업 택시회사들이 저마다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창립 시기 순으로 제일 첫번째인 ‘화려한택시회사가’를 자신의 부친이 경영하며 분투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회적 진실을 쓰다
‘당신이 알지 못하는 택시기사’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작가는 자주 자기네 집에 놀러오던 아줌마와 아저씨들을 여러 차례 인터뷰해, 그들의 이야기를 「차 값」, 「공무집행방해죄」, 「매춘부」 챕터를 완성했다.
택시에 대해 고찰하다
이 챕터는 역사 고증의 방식으로 쓰였다. 택시는 도시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으로, 고객의 필요에 맞춤한 서비스이고, 공공운수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계엄 말기와 경제 기적의 시기에 출현하기 시작해, 당시 교통법규가 미비했던 탓에, 기사들은 의도치 않게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생계를 이어간다. 본 챕터는 택시에 대한 개론 뿐 아니라, 청명시기, 일제시기, 전후시기 승객 수송 수단의 진화, 마지막 삼륜차의 면모, 자가 소유의 차를 갖게 된 계급의 감격, 최고의 클래식 택시 ‘푸롱 승리(裕隆勝利)’에 대해 다룬다.
모어를 쓰다
본 서에는 대량의 대만어(민남어)와 일어가 쓰인다. 일어 외래어로 당대 시대 풍경과 문화적 특색을 드러낸다.
간략한 소개
천쥔원(陳俊文)
자이(嘉義) 출생, 현직 수학교사, 타이중(台中)시 문화국과 자이시 문화국 편집팀에서 일한 적 있다.
교사는 사회와의 연결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공공활동과 NGO에 참여한다. 퇴근 후에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현장 조사와 자원봉사를 한다. 집필 활동, 투어가이드, 북토크 활동 등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자 함은, 모두가 소도시의 고즈넉함이 얼마나 좋은지, 소시민의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알길 바라서이다.
아리산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고, 저서로는 《자이 소여행》, 《향나무집 시장 옛 시절》, 《화려한 택시》가 있다.